넷플릭스에 올라온 2020년 스페인 신작 드라마 <네가 남긴 혼돈> 리뷰입니다. <엘리트들>의 제작자이기도 한 Carlos Montero 의 동명 소설 El desorden que dejas(The Mess You Leave Behind)을 원작으로 한 미스테리, 스릴러 장르의 드라마예요.
스페인의 한 시골 고등학교의 문학 교사였던 비루카가 자살을 하게되고, 비루카의 후임으로 학교에 오게 된 라켈이 비루카의 자살에 의문을 품고 추적하는 스토리입니다. 엄청 무섭거나 끔찍한 장면은 없는데 19금 장면은 좀 나오는 편이에요. 일단 <엘리트들>로 유명한 배우 아론 피페르가 다시 학생역으로 출연해서 보게 됐습니다. <엘리트들>은 가볍게 볼 수 있었는데 <네가 남긴 혼돈>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꽤 무거운 편이네요. 학교가 배경이지만 하이틴 드라마는 아니고 학생들보다 어른들 이야기 위주로 진행됩니다.
* 스포 있습니다 *
<네가 남긴 혼돈>
El desorden que dejas
The Mess You Leave Behind
장르 : 미스테리, 스릴러
주연 :
Inma Cuesta (인마 꾸에스따) 라켈 역
Bárbara Lennie (바르바라 레니에) 비루카 역
Tamar Lovas (타마르 노바스) 헤르만 역
Arón Piper (아론 피페르) 이아고 역
Roberto Enríquez (로베르또 엔리께스) 마우로 역
Roque Ruíz (로께 루이스) 로이 역
Isabel Garrido (이사벨 가리도) 네레아 역
Abril Zamora (아브릴 싸모라) 떼레 역
주인공인 라켈은 엄마가 돌아가신 후 남편(헤르만)이 살던 시골 동네로 이사를 갑니다. 그 곳에서 문학 선생님으로 일을 다시 시작하는데 전임 교사가 자살을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되요. 첫날 들어간 교실에서도 라켈의 기대와는 달리 어딘가 삐딱한 학생들이 라켈을 반겨줍니다.
라켈의 학생들인 이아고. 로이. 네레아. 학생들중에 주요 등장인물들은 이 세명이 전부예요.
이아고역의 아론 피페르는 반항적이고 성격이 좀 삐뚫어진 인물로 나옵니다. 나머지 둘도 첫인상은 비슷하네요. 싸가지 없음ㅎ 이 세명의 학생이 라켈이 말할때마다 이유없이 한마디씩 거두면서 비꼬는데,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교사와 학생의 관계 같지가 않아서 적응이 안되네요..
게다가 학생으로 추정되는 익명의 누군가가 라켈이 바람폈던 시절에 찍었던 19금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까지 합니다. 엄연한 범죄인데도 라켈이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연남과 깊은 관계였단걸 남편이 알까봐 두려워서였어요. 라켈은 어딜가나 쫓아다니는 비루카의 그늘 아래, 알 수 없는 학생들의 괴롭힘을 견뎌내면서 비루카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드라마는 비루카와 라켈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스토리가 전개되요. 과거의 비루카와 현재의 라켈의 이야기가 계속 오버랩됩니다. 또 다른 주인공인 비루카는 생전에 인기도 많았고, 예쁘고 성격도 시원시원한 캐릭터로 나와요. 이아고는 선생인 비루카를 체육관에서 만난 후 비루카에게 강하게 끌리게 되고, 비루카에게 적극적으로 대쉬합니다.
여기서부터 좀 막장스러운데..
선생과 제자가 만나는 것도 그렇지만 비루카는 자신의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돈 많은 이아고의 아버지(토마스)도 함께 만나고 있었어요. 그리고 비루카는 유뷰녀입니다. 남편(마우로)이 있지만 별거중이라 따로 사는 중이었는데, 남편도 비루카와 같은 학교 선생이에요.
그러니까 비루카는 남편이랑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학부형과 학생을 동시에 만나고 있었네요. 거기다 비루카는 약까지 합니다ㅎ.. 스페인 드라마에는 약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듯해요
첫화에서 나왔던 이 장면에서 이아고가 학교 화장실에서 비루카한테 화내면서 소리를 지릅니다. 이 때는 몰랐지만 그냥 사랑싸움 문제가 아니었어요. 비루카에 대한 이아고의 집착때문에 생긴 트러블(?) 정도인줄 알았는데 이아고도 엄연한 피해자였습니다. 비루카를 믿었을 뿐이었는데 ㅠㅠㅠ 비루카의 성격상 웬만한건 눈하나 깜짝할거 같지 않은데 미안하다고 사정하면서 달래는거보니 뭔가 크게 잘못을 했네요..
Iago(이아고) : Me estás matando, Viruca.
비루카. 네가 날 죽이고 있잖아
¿No lo ves que me estás matando?
니가 나 죽이고 있는거 안보여?
¡No me toques!
나 만지지마!
비루카도 이아고에게 호감이 있는건 맞지만 이아고의 바람과는 달리 둘의 관계는 더 이상 깊게 발전하진 않았어요. 비루카는 이아고와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하지만 그렇게 쉽게 끊어내지는 못합니다.
어쨌든 자기 문제가 최우선이었던 비루카는, 이아고의 약점을 이용해 이아고의 아버지를 협박하고(아버지의 돈이 목적) 이를 알게된 이아고와 이아고의 아버지 둘 다 난리가 납니다. 돈 때문에 벼랑끝에 몰린건 이해하지만, 이아고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이기도한데 학생의 믿음을 이렇게 져버리다니.. 비루카에게만 유일하게 비밀을 터놓았던 이아고가 큰 배신감을 느끼게 된 이유이기도 해요.
수업중에 비루카가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비밀을 고백하는 장면이 있어요. 내 비밀도 말했으니 "너희들이 글로 쓰는 비밀(속얘기)은 다 지켜준다" 이렇게 말하면서 학생들에게 신뢰를 얻습니다. 어쨌든 비밀을 터놓는다는건 신뢰하는 상대방에게 말할 수 있는거고 ,이아고도 그런 마음으로 털어 놓았을텐데...
비밀을 지켜주기는 커녕 결정적인 순간에 그 비밀을 오히려 이용해버리네요. 이아고가 이성을 잃고 화내는 이유가 이해가 갑니다.
비루카의 죽음과 관련된 의심 인물들이 한 둘씩 보이기 시작하면서 라켈은 비루카의 사건에 점점 빠져들게 됩니다. 사건을 조사하면서 라켈의 목숨이 위태로워지기도 하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나고, 마침내 비루카의 죽음에 대한 퍼즐 조각이 모두 맞춰집니다. 물론 비루카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실체를 밝히고 싶었던 비루카의 주변인들도 있었지만, 끈질긴 라켈의 집념 덕분에 비루카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밝혀졌네요.
아직도 이해가 안가는건 비루카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길 바란다며 라켈을 불륜 영상으로 협박했던 인물. 이걸로 뭔 동기부여가 된다는 건지;
로이(Roque ruíz)는 웃을땐 되게 착해 보이는데 (특히 이아고 보면서 웃을때 ㅎㅎ) 비꼬고 말꼬리 잡을때는 완전 다른 사람 같아요. 이 배우는 필모를 보니 이 드라마가 첫 연기인거 같네요.
드라마 분위기가 좀 어두운 편이라 여러번 돌려보고 싶진 않았지만 다시 정리하듯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다만 학생들이 너무 시니컬하고 반항적으로 나와서 스페인에서 교사하기 참 힘들겠단 생각이 계속 듭니다.(물론 드라마라 과장된건 있어요) 결말이 그래도 명쾌하게 끝난 편이라 괜찮았고 미스테리, 추리물이라 긴장감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아론 피페르 팬이라면 보는걸 추천드려요. <엘리트들>에서의 성격보다 몇배로 씨니컬하고 삐뚫어진 면이 있는 캐릭터지만, 드라마에서 비중이 높아서 팬들이 보면 후회하지 않을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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